권지2장11절
상제께서 와룡리 황 응종의 집에 계실 때 어느 날 담뱃대를 들어 태양을 향하여 돌리시면 구름이 해를 가리기도 하고 걷히기도 하여 구름을 자유자재로 좌우하셨도다.
권지2장12절
황 응종의 아들이 병으로 위급하게 되었기에 응종이 청수를 떠 놓고 멀리 상제가 계신 곳을 향하여 구하여 주실 것을 두 손을 모아 발원하였더니 아들의 병세가 나으니라. 이튿날 응종이 동곡 약방으로 가서 상제께 배알하니 가라사대 「내가 어제 구름 속에서 내려다보니 네가 손을 모으고 있었으니 무슨 연고이냐」고 물으시므로 응종이 사유를 자세히 아뢰었더니 상제께서 웃으셨도다.
권지2장13절
상제께서 황 응종ㆍ김 갑칠을 데리고 원평 앞 다리를 지나려고 하시는데 저편에서 말을 타고 세 사람이 오는지라. 이것을 보시고 왼발로 길바닥을 한 번 구르고 다리 머리에서 걸음을 멈추고 서셨도다. 달려오던 말이 갑자기 움직이지 않으니 세 사람이 온갖 힘을 다 쓰나 말은 꼼짝달싹하지 않으므로 그들이 이상히 생각하느니라. 그 중의 한 사람이 사방을 둘러보다가 다리를 건너와서 상제께 절하고 「길을 좀 비켜 주십사」고 청하기에 상제께서 웃으시며 한쪽으로 비켜서시니 그제서야 말굽이 떨어지고 그들은 오던 길을 갔도다.
권지2장14절
상제께서 종도들을 데리고 순창 피노리 주막에 머무르셨다가 태인 백암리로 가시는 도중에 폭우가 계속되었으나 한 방울의 비도 맞지 않으셨도다.
권지2장15절
상제께서 五월에 태인 백암리로 가실 때 김 경학의 집에서 불이 나서 바람을 타기 시작하여 화재가 위험하게 되니라. 상제께서 「이 불을 끄지 않으면 동리가 위태로우리라」고 말씀하시고 크게 바람을 일으켜 불을 끄시니라. 경학은 바람으로써 불을 끄는 법도 있다면서 탄복하였도다.
권지2장16절
김 명칠(金明七)은 태인 백암리에 사는 종도인데 산비탈에 땅을 개간하여 거름을 주고 담배를 심어 가꾸었도다. 하루는 번개가 치고 비가 세차게 퍼붓느니라. 비탈진 산전에 거름을 준 후라 억수가 내리면 거름은 물론 밭두둑까지 사태가 나는 것이 상례이기에 명칠이 가슴을 치며 「내 농사는 이것뿐인데 이 억수로 버리게 되었으니 어찌 살랴」고 울음을 터뜨렸도다. 상제께서 긍휼히 여겨 「내가 수재를 면케 하리니 근심 걱정하지 말지어다」고 이르시니 내리던 비가 개는지라. 명칠이 산전에 뛰어 올라가 보니 다른 사람의 밭은 모두 사태가 났으나 자기 밭만은 조금도 피해가 없었도다. 명칠은 새삼스럽게 상제를 공경하는 마음을 게을리 하지 않았느니라.
권지2장17절
六월 중복날 상제께서 대흥리 부근 접지리(接芝里) 마을에서 경석을 비롯하여 여러 종도들을 만나 그들에게 이르시기를 「중복인 오늘에 뇌성이 울리지 않으면 농작물에 충재의 해가 있으리라.」 날이 저물도록 우렛소리가 없기에 상제께서 하늘을 향하여 「어찌 생민의 재해를 이렇게도 좋아하느뇨」고 꾸짖으시고 종도에게 마른 짚 한 개만 가져오게 하시고 그것을 무명지에 맞추어 잘라서 화롯불에 꽂고 다 태우시니라. 갑자기 번개가 북쪽에서만 번쩍이니 다시 상제께서 」북쪽 사람만 살고 타곳 사람은 죽어야 옳으냐」고 하늘을 향하여 꾸짖는 듯이 소리를 치시니 사방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이 쳤도다.
권지2장18절
한여름에 정읍의 버들리에서 젊은 여자가 범에게 물려 갔는데 이 도삼이 정읍 수통목에 계시는 상제를 찾아뵈옵고 그 일을 아뢰니라. 상제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공우에게 「하늘에 좀성이 나타났는가 보라」 하시니 공우가 밖에 나갔다 들어와서 나타나 있음을 아뢰니 상제께서 베고 계시던 목침으로 마룻장을 치시며 「좀성아, 어찌 무고히 사람을 해하느뇨」고 꾸짖으셨도다. 이튿날에 그 여자가 몸에 조그마한 상처만을 입고 살아 돌아왔느니라.
권지2장19절
가뭄이 심할 때에 비를 내리게 하시고 청수동이에 소변을 조금 타서 오곡을 잘 되게 하시고 충재가 있을 때에 청수동이에 고춧가루를 풀어 넣고 충재를 없앴도다.
권지2장20절
정 성원(鄭性元)이 동곡 이장으로서 세금을 수납하다가 뜻하지 않게 수천 냥을 축내었던바 무신년이 되어 관부로부터 빗발치듯이 독촉받기에 마음의 갑갑함을 풀 길이 없어 술에 진탕 취해서 「내가 국세를 먹었으니 내 배를 가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온 동리를 헤매었도다. 상제께서 그 고함을 듣고 그를 불러 놓고 「너무 염려하지 말라. 장차 무사하게 되리라」고 무마하셨도다. 과연 무기 세금(戊己稅金)이 면제되었도다.